나경원의 KBS 기자 고소엔 왜 침묵했나

한국기자협회를 포함한 언론 3단체의 이러한 신속한 성명은 엇비슷한 사례와 비교해도 전례가 없어 보이긴 마찬가지다. 일례로, 지난해 9월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 의원은 역시나 아들 의혹을 보도했던 KBS 기자를 고소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당시 미래통합당은 “위 사실을 보도한 기자 등을 상대로 서울중앙지검에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고, 이에 관련 보도 당사자인 KBS 이모 기자는 “나경원 측의 고소·고발은 언론탄압의 한 종류”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언론 3단체는 나 의원과 통합당의 고소엔 침묵으로 일관한 바 있다.

과연 1년 전 KBS 보도와 SBS 보도의 차이는 무엇인가. KBS와 SBS의 차이인가, 정치인 나 전 의원과 추 장관의 차이인가. 언론 3단체는 두 의혹 보도 중 어느 쪽이 진짜 ‘엄마찬스’에 가까웠는지, 또 어느 쪽이 더 ‘합리적 의심’을 바탕으로 한 검증 보도인지 제대로 판단했고, 판단하고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이야말로 언론인들의 ‘선택적 정의’의 맨얼굴이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송 기자는 글 말미 서씨 측에 “절대 고발을 취하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공감한다. 정치적 의도가 다분해 보이는 일방의 제보와 주장을 ‘의혹’이란 이름하에 검증 없이 보도하는 SBS의 행태는 견제를 받아 마땅하다. 그 SBS의 보도에 정당성을 부여한 언론 3단체의 성명이 한심한 이유다.

“그런 이유로, 기자인 나는 추미애 장관의 아들이 절대 고발을 취하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SBS가 잘못된 보도를 정정하지도 사과하지도 않았다. 고발을 취하하지 말고, 조국 전 장관이 하듯이 따박따박 언론의 잘못된 보도에 대응하기 바란다. 힘들고 번거롭겠지만, 그래 주길 바란다. 그래야 언론이 바뀐다.” (MBC 송요훈 기자)

하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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