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답답하다.” “막막하다.” “네 식구 먹여 살려야 하는데….”

최근 서울·수도권 고용지원 기관들에서 만난 중·장년들은 긴 터널을 지나고 있었다. 일할 힘도, 능력도 넘치지만 오라는 곳이 없다. ‘40대 고용 절벽’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덮치자 일자리 자체가 말라붙었다. 아직 일터에 발붙이고 있는 이들에게도 남 얘기가 아니다.

한창때 직장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두려움이 한국인의 삶에 그림자처럼 따라붙으며 ‘피로지수’를 높이고 있다. 40·50대 고용지표는 최근 몇년 새 악화를 거듭했다.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로 중·장년 고용시장의 골병은 깊어져 왔다. 나아지리라는 희망은 작다. 이미 실업이 삶의 ‘상수’가 됐다면 고통의 크기라도 줄여야 한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극심한 진통을 불사하고 과감한 구조개혁에 나서지 않는 한 특단의 고용대책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코로나로 갈 곳 없어… 뭐 먹고사나”
“5개월이나 이력서를 냈는데, 면접 보러 오라는 연락은 단 한 번이었어요. 이제는 뭘 어찌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경기 안양시의 40대 후반 A씨는 지난해까지 표면실장기술 업체의 팀장이었다. 매출 악화로 월급 밀리기가 밥 먹듯 했다. 3개월 동안 아예 임금을 못 받자 권고사직했다. 직장 바깥은 더 추웠다. 사람을 뽑는 곳도 드문 데다 그나마 연령제한에 걸렸다. 전기기능사 자격증을 따봐도 별다를 게 없었다. 그는 “어느 직종이든 청년과 경력자를 우선 채용한다. 정부·지자체에서 장년층 채용에 인센티브를 줘서라도 일자리를 늘려줬으면 좋겠다”며 절박해했다.

고용 절벽은 일자리 지원기관들에서도 확인됐다. 지난 10일 서울의 한 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신모(49)씨는 “살면서 배운 게 인쇄기술뿐인데 경기가 어려워 한순간에 잘렸다”며 “코로나19 때문인지 일이 아예 없어서 집에서 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 동작구에 사는 전기배선 기술자 정모(57)씨 역시 3월에 일터에서 밀려났다. 그는 “요즘은 일이 없어서 구직활동을 하려 해도 뭘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일만 할 수 있으면 전국 어디든 갈 것”이라고 했다.
신모(58)씨도 직원 수 35명인 건설사에서 지게차를 몰다 지난달 권고사직 당했다. 그는 “코로나19로 2월부터 일이 없었는데, 석 달을 버티다 나 포함 4명이 지난달에 잘렸다”며 “아직 살 날이 많아서 뭘 먹고 살지 고민”이라고 했다. 치과기공사로 일하다 3월에 권고사직된 김모(50)씨는 “구직활동을 계속하고 있지만 코로나 때문에 사실 답이 없다”고 막막해했다. 울산 취업지원센터 관계자는 “매년 6월쯤이면 실업급여 신청하는 분들이 주는데 올해는 여전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업의 스트레스는 일상을 뒤흔든다. 울산에서 20년간 구직자 심리상담을 한 이모 상담사는 “불안하고 두렵고 실망스럽고 내가 왜 이렇게 돼버렸나 낙담하는 등 온갖 감정에 휘말리게 된다”며 “평범한 분들도 굉장히 날카로워지니 하루 두세 번씩은 상담센터에서 소리 지르고 책상 치는 분들이 생긴다”고 전했다.

일자리를 잃는 고통은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2020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2018년 저소득 가구의 자살생각률은 실업자가 8.3%로 가장 높았고 이어 비경제활동인구 6%, 취업자 2.9% 순이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등이 1970∼2007년 유럽 26개국 자료를 연구한 결과 실업률이 3% 상승할 때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이들은 4% 증가했다.

http://news.v.daum.net/v/20200610201655876?fbclid=IwAR2kCrcscPWSB-NRZ2Y65Ka7L8xFda7zaFPVMyleBBy_wKm4da-dFZFoE0k

2030도 죽어나고 4050도 죽어나네... 걱정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