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관광 개방했는데..주변국은 "가지마"

김기혁 기자 입력 2020.06.04. 06:55 수정 2020.06.04. 08:08

  
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관광객들이 전시회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EPA연합뉴스
[서울경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최대 피해국 가운데 하나인 이탈리아가 3일(현지시간)부터 국경을 열고 유럽지역의 관광객 입국을 허용한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강도 높은 봉쇄 조처가 시행된 지난 3월 초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하지만 로마 시내 1,200여개 호텔 중 문을 연 곳은 40여개에 그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주변 국가들은 지난 3월 유럽의 바이러스 진원지라는 오명을 쓴 이탈리아에 여행을 가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의무격리 면제에 모든 교통수단 이용 가능
 

이탈리아의 입국 허용 대상은 유럽연합(EU) 회원국 및 솅겐 조약 가입국에서 넘어오는 관광객이다. 사실상 대부분의 유럽국가에 문을 개방한 셈이다. 이들은 이탈리아 입국 직전에 다른 대륙을 방문한 이력이 없다면 14일간의 의무 격리가 면제된다. 자동차와 기차, 크루즈·페리, 여객기 등 모든 교통수단으로도 입국이 가능하다.

여객기의 경우 로마와 밀라노, 나폴리 등 3개 도시를 통해 들어올 수 있다. 프랑스와 네덜란드의 합작 항공사인 에어프랑스-KLM 그룹은 코로나19 여파로 중단했던 이탈리아 노선 운항을 지난 1일부터 재개했다. 영국 저가항공사 이지젯도 15일부터 이탈리아 국내·국제선 일부 운항을 재개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초부터 봉쇄를 완화하며 차례로 생산·상업 활동을 정상화한 이탈리아는 해외 관광객을 다시 받기 위한 대책을 서둘러 추진해왔다. 코로나19가 초래한 전후 최악의 경제난을 타개하려면 국가 경제의 13%를 차지하는 관광산업을 회복시키는 게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2018년 기준 이탈리아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6,200만명으로 프랑스·스페인·미국·중국에 이어 세계 5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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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국은 "이탈리아 방문 위험"
 

이탈리아의 국경 개방에 이웃 국가들도 경계 태세를 갖추고 있다. 오스트리아·스위스·슬로베니아·크로아티아 등 주변국들은 이탈리아 조처에 관계없이 당분간 국경 폐쇄를 유지 한다는 방침이다. 일부 국가는 현시점에서 이탈리아 방문이 위험 할 수 있으며, 귀국할 때 자가격리 등에 처할 수 있다 고 자국민에 경고하고 있다.

2일 기준 이탈리아의 누적 확진자 수는 23만3,514명으로 미국·브라질·러시아·스페인·영국 등에 이어 여섯번째로 많다. 사망자 수는 3만3,530명으로 미국·영국에 이어 세 번째다. 하루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도 각각 318명, 55명으로 적지 않은 상황이다.


https://news.v.daum.net/v/202006040655434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