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다 끝난 거 같다. 어떻게 사전 협의 한번 없이 그런 곳에 넘길 수 있나? ”

iHQ 창업자이자 2대주주인 정훈탁 대표의 푸념이다. 이 말은 iHQ에 대한 채권단의 매각 결정을 통보 받은 후 지인들과의 모임에서 한 탄식이다.

iHQ(구 싸이더스)는 전지현, 정우성, 조인성, 황정민, 하정우, 송혜교, 김혜수, 공유, 박보검, 송중기 등 한류 스타의 사관학교로 알려진 전통의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다.

최근 iHQ는 “최대주주인 딜라이브가 삼본전자 컨소시엄과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정훈탁 대표의 탄식은 인수 세력이 M&A 업계에서 대내외적인 평가가 좋지 않은 세력으로, 이들에 의해 자칫 iHQ가 공중분해 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삼본전자는 필룩스 배상윤 회장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회사이며, 배회장은 2018년 필룩스 주가 조작으로 수많은 개미투자자를 울려 공분을 샀다. 배 회장은 필룩스의 주요 인물로 지목되어 처벌을 요청하는 국민청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2018년 2월 2000원 대였던 필룩스 주가는 불과 2개월 만에 3만원 대까지 15배 상승했고, 당시 대주주인 블루커넬(배회장이 사실상 지배)은 1만2000~2만5000원 사이에서 보유 주식을 전량 매도해 최소 350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바이오 산업에 진출한다는 회사의 발표를 믿고 주식을 매입한 개미투자자들만 억울한 피해를 입었다. 이런 사례는 삼본전자, 장원테크, 이엑스티 등으로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이것만이 아니다. 과거 배 회장은 ‘쌍방울 주가조작 사건’으로 2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 받기도 했다.

한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이들이 iHQ를 인수하는 이유는 회사에 유보된 890억원 가량의 현금을 본업과 상관 없는 하얏트호텔 인수대금으로 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위해 대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해서 주가 급등 후 차익을 실현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소액주주의 피해가 양산되고, 주식 가치는 떨어지게 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이어 “채권단이 인수자의 적격 여부를 따지지 않고 수의계약 방식으로 일방적으로 진행해서 여러가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결국 엔터테인먼트의 상징이었던 iHQ가 한계기업으로 전락해 몰락하게 될 것으로 보여,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들은 이 사태를 착잡한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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