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준비 소식에 팽팽한 신경전…"모노셀은 이상" 꼬집기도


(지디넷코리아=김익현 기자) 왜 하필 지금 그런 얘기를 했을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CEO )가 “애플에 테슬라를 사라고 제안했다가 거절당했다”는 트윗을 올려 주변을 깜짝 놀라게 했다.

머스크가 트위터에 테슬라 매각 관련 글을 올린 것은 22 일(현지시간)이었다. 애플이 2024 년 전기차를 내놓을 계획이라는 로이터통신 보도가 나온 지 하루 만이었다.

내용도 상당히 구체적이었다.

“모델3 프로그램이 가장 암흑기를 헤매고 있을 당시 테슬라 매입 가능성을 논의하기 위해 팀 쿡에게 연락했다. (현재 기업 가치의 10 분의 1 수준). 그는 만남 자체를 거절했다.”

10 만9천달러에 달하는 비싼 가격 때문이었다. 결국 설립 10 년 째인 2013 년까지 적자 늪에서 허덕였다.


견디다 못한 머스크는 친구인 래리 페이지를 찾아가 테슬라 인수를 권유했다.

당시 둘은 구체적인 조건을 주고 받았다. 회사 가치 60 억 달러, 공장 부지 80 억 달러라는 금액까지 오갔다. 8년간 경영권 보장 조건도 있었다.

구글도 인수에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모델 S가 성공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테슬라 주가가 갑자기 300 % 이상 뛰었기 때문이다.

결국 매각 협상은 없던 일이 되고 말았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애플이 텃밭인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매각 제안했다가 퇴짜 맞았다”는 글을 올리는 건 자연스러운 모습은 아니다.

애플의 모노셀 배터리 전략엔 "사실이라면 이상하다" 비판


그런데 머스크가 곧바로 올린 다른 트윗에선 의미 심장한 내용을 발견할 수 있다.

그는 “(애플이 모노셀 배터리를 사용한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이상하다”고 꼬집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도 함께 적었다.

“모노셀은 전기화학적으로 불가능하다. 최대 전압이 ~100X 로 너무 낮기 때문이다. 아마도 서로 연결된 셀을 의미하는 것이겠지?”


다시 처음의 궁금증으로 돌아가보자. 머스크는 왜 팀 쿡에게 퇴짜 맞은 얘기를 털어 놨을까?

테슬라는 지금 우량주의 산실인 S&P500 에 이름을 올렸다. 하필 데뷔하는 날 애플 전기차 소식이 터지면서 주가가 살짝 떨어지긴 했지만 잘 나가는 기업인 것만은 분명하다. 시가총액도 6천 억 달러를 웃돌 정도다.

그런데 왜 머스크는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얘기를 했을까?

몇 가지 추정은 가능해 보인다.

머스크는 애플에 퇴짜 맞은 얘기를 하면서 “지금 가치의 10 분의 1 수준 가격”이라고 털어놨다. 2, 3년 전에 비해 10 배 이상 성장한 테슬라의 현 위치를 살짝 드러내는 문구로 받아들여진다.

애플의 전기차 배터리 방식을 비판하는 글에선 “우리가 해봐서 아는데”란 자부심도 엿보인다.

모든 정황을 종합하면 일론 머스크는 애플의 시장 진출에 대해 “문제 없다”는 강한 액션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기업들 중엔 꽤 신경 쓰이는 경쟁자가 새롭게 뛰어들 경우 “ XX 를 환영한다”는 광고 공세를 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물론 단순한 트윗 두 건을 갖고 과잉 해석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애플의 전기차 준비 소식이 전해진 날 머스크가 올린 두 건의 트윗은 예사롭게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우수 인재를 싹쓸이 해가는 애플이란 존재가 신경 쓰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애플의 전기차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더그 필드 역시 테슬라에서 건너온 인물이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5&oid=092&aid=0002208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