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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로 다행이다.

이로써 간신히 그 리더 녀석과 고전하는 동안, 모든 인질들을 바깥으로 탈출하게 할 수 있어서, 참으로 기뻤다. 참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젠장. 이제 난 무리인건가.

몸에서 힘이 나지 않는다. 간신히 고개만 돌릴 수 있을 정도로 힘이 없다.

한 번 커지기 시작한 불길은, 이제 완전히 모든 출입구 쪽까지 번졌다.

아마 이대로 구조를 기다리는 건 무리일 것이다.

...이대로... 죽는건가... 이렇게 끝인건가...

...그렇다면, 정말로 더할 나위 없이 다행이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남들을 위해 행동함으로써 프리 님과 긁지마 님을 포함한 202명을 구할 수 있었으니까.

점점 눈이 감겨온다. 이대로 눈을 감으면 모든 것이 끝날 것이다.

...역시, 외톨이는 마지막까지 혼자밖에 없는 인생을 살아간다.



[아리아 액터즈: 백화점 트러블 7]



[SIDE 긁지마]

...역시 씨름이의 계획은 조금의 일그러짐도 없이 이루어져갔다.
씨름이가 말해준 대로, 테러리스트 녀석들은 인질들에게 신경을 쓰지 않았고, 그 틈을 이용하여 나와 프리 님은 인질들을 모두 셔터가 열린 밖으로 도망치는 걸 도와주고 있었다.
"천천히 가세요! 급할수록 돌아가야 하는 법이에요!"
프리 님은 마치 유치원 선생님이 아이들과 횡단보도를 건너듯 질서 있는 움직임을 유도하고 있었고, 사람들은 그 신호에 맞춰 천천히 나가고 있었다.

...자, 그럼 이제... 인질들도 다 무사하니...

...제발 무사해라. 씨름아...



[SIDE 씨름]

힘들다.
싸우기 시작한 지 불과 몇 분만에 상대적으로 완전히 몰린 나는 피하는 것마저 아슬아슬하게 하고 있었다.
젠장, 이름만 리더인 건 아니었나보다. 게다가 무엇보다도 저 녀석과 나는 경험 자체가 다르다. 싸움 대신 독백으로만 넘어가던 나에게 유리할 리가 없다.
"쳇."
혀를 찬 나는 곧바로 녀석에게 반격을 가했다. 날아오던 발차기를 종이 한 장 차이로 피한 뒤, 나는 왼팔에 힘을 최대한 주고 나서 녀석의 명치 쪽을 세게 후려쳤다.
"윽?!"
하지만 리더 녀석은 그걸 맞고도 별로 아파보이는 기색도 없이 나에게 다시 발차기를 했다. 빠르다. 너무 빨라. 곧바로 양 팔로 가드를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저만치 나가 떨어졌다.
"으허억!!"
젠장. 아프다. 양 팔로도 모자라 발차기를 맞은 배까지 아프다. 뭐 저렇게 힘이 센 거냐고.
그렇게 생각하며 다시 일어나려 했지만, 어느 새 그 녀석은 바로 내 앞 쪽에 있었다.
"...어...?"
"......"
배 쪽에 날아온 발차기를 그대로 쳐맞은 나는 다시 뒤쪽으로 굴렀다. 너무 강하다. 게다가 수, 숨을 쉬기가 힘들어. 명치 쪽을 정확하게 쳐맞은 것 같다.
"...넌 말이야. 그딴 실력으로 나한테 계속 덤빈다고 해도 절대 날 이길 수 없어.
왜인지 알아? 왜냐하면 나는 너와는 다르거든."
그 녀석은 내쪽으로 천천히 걸어오며 말했다. 확실히 그 말에 틀린 점은 없었다. 내가 아무리 발버둥을 친다 해도, 일반적인 싸움에서 내가 이길 수 있을 리 만무했다.
...잠깐만. 그러고 보니, 주머니 속에 '그것'이 있었지. 어떡하지? 이걸 쓰면 이길 수 있긴 하지만, 예상 외의 일들이 벌어질 수도 있어서 잠시 머뭇거렸다. 그리고 내가 그러는 동안 그 녀석은 점점 더 나와 가까워지고 있었다.


...젠장. 하자. 할 수밖에 없다. 나까지 위험해지겠지만 어쩔 수 없다. 몸을 움직이기 힘들지만 일단 해보자.
문득 옆을 보니 밀가루나 쌀가루 등이 들어있는 포대가 많이 있었다.

좋아. 준비는 완료되었다. 이제 저 자식이 처참하게 당하는 꼴을 보기만 하면 된다.



[SIDE 3인칭 전지적]

눈 깜짝할 사이였다.
갑자기 몸을 일으켜 밀가루 포대 쪽으로 간 씨름은,어떻게든 억지로 포대의 껍질들을 찢어버린 후, 그 안에 있던 밀가루들을 리더 쪽으로 흩뿌려댔다.
-뭐지? 혹시 내 눈앞이라도 가리려는 생각인건가?
리더는 그렇게 생각하며 주머니 속에 넣어놨던 컴뱃나이프를 꺼내며 말했다.
"이제 그만 단념하시지, 이 찌질아? 아니면, 이대로 내 눈앞을 가려놓은 뒤, 그 틈을 이용해서 도망치려는 생각이냐?"
하지만 앞에서는 아무런 말도 들리지 않았다. 진짜로 도망쳤는지 확인해보기 위해 몸을 돌리던 리더는 갑자기 알 수 없는 오한에 휩싸여 몸을 움츠렸다.
'뭐지? 지금 이 느낌은 대체 뭐냐고. 지금은 춥지도 않은데... 무엇보다 지금은 바람 한 줄기도 불지 않고 있... 잠깐만, 바람?"
순간적으로 리더는 자신의 생각을 빠르게 전개시켰다.
'그러고 보면, 뭔가 이상했어. 갑자기 밀가루를 막 뿌려대다니. 게다가 지금은 바람 한 줄기도 불지 않아서 밀가루들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그렇다는 건..."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 리더가 컴뱃나이프를 떨어뜨린 채 몸을 부르르 떨자, 그제서야 앞 쪽에서 씨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흐응~, 오늘은 바람도 안 부네? 게다가 지금 눈 앞은 죄다 밀가루들로 인해 뿌옇게 보이고 있고."
리더는 몸을 덜덜 떨면서도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해 일부러 말했다.
"너, 도대체 뭘 노리는 거냐."
"노리는 거? 있다면 가르쳐줄까?
...듣자하니 이렇게 밀가루 같은 분자들이 공기 중에 엄청 떠도는 상황에서 불을 지폈다간 발화속도가 빠르게 높아져서 엄청난 폭발도 이뤄낼 수 있다고 하던데."
그렇게 말하며 씨익 웃고, 주머니 속에서 무언가를 꺼내려는 씨름이었다. 그리고 그 무언가의 정체를 확인한 리더는 곧바로 한 가지 결론을 내세울 수 있었다.
진공 상태, 발화, 폭발, 바람 불지 않는 이 곳...

그리고 그 결론을 떠올린 직후, 리더는 무작정 뒤 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달리고, 달리고... 그저 한시라도 저 녀석과 멀어지기 위해 도망친다. 총도, 자신의 동료들도 잊은 채 그저 달린다.
뛰고, 뛰고, 쉬지도 않고, 그저 그렇게 계속 뛰기만 하다가,
그러다 갑자기 바로 뒤 쪽, 자신의 귀 쪽에서 씨름이 속삭인다. 최대한 썩은, 그리고 엄청 사악한 모습의 표정으로.


"...너, 혹시 '분진폭발'이라고 알고있냐?"


그리고 잠시 뒤, 백화점 안쪽에서는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대형 화재가 생겼다.



[SIDE긁지마]

어? 이, 이 소리는 뭐야?! 설마 씨름이한테 안 좋은 일이라도 생긴 것일까? 그리고 그 예상은 나를 가만히 있지 못하게 만들었다.
"...프리 님, 프리 님은 지금 당장 119에 전화하세요."
"엣? 너, 너는 어쩌게?"
"뭐하긴요. 당연히 씨름이 도우러 가야죠."
"에에엣?! 괘, 괜찮겠어?"
"적어도 같이 싸워야 더 무사히 끝내죠. 갓다올게요."
"...조, 조심히 다녀와!!!"
나는 프리 님의 응원을 들으며 곧바로 백화점 안으로 다시 들어갔다.

"으윽?!"
뭐, 뭐야. 갑자기 웬 불? 그것도 무언가에 의해 번지는 것처럼... 출입구 쪽부터 저 안쪽까지 불이...

...어?
"씨, 씨름아!!!"
내 눈 앞, 저 앞쪽에는 온 몸에서 불이 난 채 죽어버린 테러리스트 녀석과 그 앞에 쓰러져 있는 씨름이었다.
"씨름아, 정신차려! 씨름아!!!"
급히 달려가서 흔들어 깨워봐도, 씨름이는 일어날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SIDE 씨름]

...
......
...으음, 뭐지...?
아, 그래... 분명 아까 주머니 안에 있던 '그것', 그러니까 라이터를 꺼내서 그걸 곧바로 켰었고...
그리고...그대로 기절해 버렸었지...
힘이 들어가지 않는 눈을 억지로 실눈으로라도 떠 보니, 언제 왔는지 모를 긁지마 님이 엄청 흐릿하게 보였다. 너무 흐릿해서 하마터면 못 알아볼뻔했다.
...왜 오신 걸까. 이대로 다 끝난다면 괜찮았을 것 같아서 그대로 기절한 건데.
왜 저렇게 울고 계신 걸까. 지금 중요한 건 자신의 목숨일텐데.
왜 저렇게 힘을 주며 나를 업고 나오는 걸까...

......

............

이젠...... 아무것도 못 하겠어......




<2주 뒤...>


[SIDE 씨름]

...
그 일이 생긴 지도 벌써 몇 주가 지났다.
그 날, 긁지마 님 덕분에 기적적으로 살아난 나는, 폐에 유독가스가 많이 차고, 얼굴과 몸 쪽에 상당한 화상을 입었지만, 어떻게든 수술을 잘 끝내고 지금은 이렇게 병실에 있다.
......

「...넌 말이야. 그딴 실력으로 나한테 계속 덤빈다고 해도 절대 날 이길 수 없어.
왜인지 알아? 왜냐하면 나는 너와는 다르거든.」
그 날, 그 리더 녀석에게 들은 마지막 조롱이자, 너무나 뼈아플 정도로 현실적인 말.
몸은 회복되었지만, 마음은 아직 그것 때문에 온전하지 않다.
...그나저나, 그 리더 녀석과 일행은 살아남았으려나? 그래야 경찰 쪽으로 넘어갈텐데.

그때였다.

드르륵.
"병문안 왔어, 씨름아!"
"이제 괜찮아졌어?"
"여~, 무사하신가?"
오늘도 어김없이 긁지마 님과 프리 님, 그리고 내가 잘 아는 녀석이 병실 안으로 들어왔다.
"...넌 왜 온 거냐."
"왜긴. 너의 친구와도 같은 분들이 병문안 오신다길래 나도 따라왔지."
실실 웃으며 그렇게 말한 이 녀석은 '이시윤'. 내가 중학교 때 어떤 모종의 이유로 인해 친해지게 된 녀석이다.
"이야~, 그나저나 깜짝 놀랐는걸? 씨름이 네가 지난 세 달간 엄청난 일들만 해왔다는 얘기를 듣고 진심으로 놀랐다니까~."
"...시끄러."
참고로 이 녀석은 나를 괴롭히는 걸 좋아한다. 참고로 남들 누구에게나 관대(...)하게 괴롭혀댄다. 그야말로 완전 사디스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맞는 걸 좋아하는 취향인 것은 아니니 오해하지 말기를.
"그나저나, 진짜로 무사해서 다행이야."
시윤이는 나를 보며 말했다. 확실히 이번 일은 내게 정말로 위험한 일이었다. 자칫 잘못했으면 그대로 죽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뭐... 결과는 좋으니까 이걸로 된 거겠지.
"아 참, 너한테 주려고 야한 잡지들 좀 가져왔어. 으흐흐..."
"자, 씨름아. 너한테 주려고 이 음식들 다 사왔어~!"
"자, 그럼 오늘은 어떻게 괴롭혀줄까. 흐흐..."
...결과 좋은 거 맞지? 응? 제발 그렇다고 해줘. 그래야 지금 나에게 다가올 일에 대해 조금이나마 관대해지지.
"...다 나가요!!!"
...관대는 무슨 얼어죽을.





(이야. 아리아 액터즈, 그 첫 번째 이야기인 '백화점 트러블이 드디어 끝났습니다.
처음에는 재밌게 쓰다가 갑자기 진지하고 웃기지 않은 전개가 되어 조금 지루해하신 분들도 있으실 것 같습니다만,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저는 원래 전개를 즐겁게만 하는 걸로 이루지를 못해서 말이죠.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너무 재미있기만 하면 소설 자체의 그 감성을 느끼기 어려워집니다. 오히려 진지한 소설을 읽으면 그만큼 감성을 느끼기 쉽죠. 저도 그렇게 느낍니다.
아무튼, 이제 '백화점 트러블'도 끝났겠다, 조금 쉰 뒤에 곧바로 두 번째 이야기인 '서브웨이 메모라이즈'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이만.)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by 항상 미숙한 초보 소설가 'lost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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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t씨름

(level 19)
43%
.
Profile image bungdack 2016.09.03. 00:03
분진폭발...? 그...그게 뭐지?!?!?! (혼란)
그리고 불은 뭘로 붙인거죠...? 라이터라면 혹시...?
그리고 영웅이 된 긁지마님, 역시 19는 위대한건가!
'백화점 트러블' 완결 축하드립니다!


(도망친다)
lost씨름 2016.09.03. 00:10
분진폭발이라 함은... 쉽게 말하자면,공기 중에 떠다니는 분말 입자의 가루들이 많이 떠다니는 상태에서 불을 붙였을 때 산소의 연소 속도가 장난 아니게 빨라져서 폭발과 같은 위력을 가지게 되는 현상...이랄까요?(이과포기생의 설명)
그리고 라이터는 그저 단순한 사춘기 청소년들의 호기심이라고 생각하세요.(물론 전 담배 안 핍니다.)
뭐, 이번 화에서는 긁지마 님의 최고의 도우미 역할을 해주셨으니까요.

그리고 그 오타는 그냥 눈감아주시길...(싱긋)(으득) (얼굴은 웃고 있지만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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