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김하성 선수의 포스팅 소식을 듣고 문득 박효준이라는 이름이 떠올랐습니다.
야탑고 시절, 김하성보다 1년 후배임에도 타격 성적으로 김하성을 밀어내고 주전을 차지했던 선수였죠.
고등학교 졸업 직후 뉴욕 양키스와 계약을 맺으며 미국 무대에 도전했던 선수입니다.

하지만 이후 커리어를 보면 두 선수의 인생이 극명하게 갈려버렸네요.
프로 2년차부터 주전을 꿰찬 김하성은 KBO에서 3할 거포 유격수로 성장하며 아시안게임 금메달도 땄고, 포스팅을 통해 거액을 손에 쥐며 빅리그에 입성했습니다.
박효준은 루키리그부터 미국 마이너리그에 도전했지만 작년까지도 AAA 무대를 밟지 못했고, 그나마도 올해 시즌은 코로나 19로 인해 마이너리그가 열리지도 않으면서 더더욱 빅리그에 들어가기는 힘든 상황.
거기에 병역 문제까지 감안하면 박효준에게 남은 시간은 더더욱 짧을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돌이켜보면 박찬호로 인해 촉발된 1차 미국 진출 붐 이후에는 미국 직행을 해서 살아남은 건 추신수와 최지만 둘 뿐인 거 같네요.
그만큼 마이너리그에서 인정 받고 올라오기가 힘든 일인 거 같습니다.
그에 비해 KBO에서 활약한 뒤 FA나 포스팅을 통해 진출한 선수들은 상당수가 메이저리그에서 경기를 뛰어보기라도 했다는 걸 감안하면, 아무래도 신인 직행보다는 KBO에서 일단 검증을 거치는 게 선수 입장에서도 나은 것 같다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