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3시 제주국제공항 국내선 도착장. 입구 양쪽에 각각 2명의 제주도 발열감시팀이 모니터를 주시한다. 체온이 37.5도가 넘어서면 모니터에 빨간색으로 체온이 표시된다. 1시간 동안 수백여 명의 입도객들이 지나간 가운데 10명이 37.5도를 넘었다. 이들은 체온계를 이용해 재차 체온을 측정했다. 일부 관광객이 측정을 거부하는 등 작은 소동이 있었지만, 10명은 재측정 결과 이상이 없었다.

만약 재측정시에도 37.5도 이상으로 나오면 5~10분 간격으로 2번을 더 측정한 후 공항 내 워크스루 검사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게 된다. 제주도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특별행정조치가 시작된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모두 7명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29일 오전 10시 기준 6명이 음성판정을 받았고 1명이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도착장을 지나 대합실에 들어선 일부 관광객들 중에선 마스크를 벗거나 턱 아래로 걸친 상태에서 대화를 나누는 이들이 제법 눈에 띈다. 도착장 대합실에 들어선 관광객들은 제주도와 제주관광협회 직원들의 권유에 잠시 멈춰 소독제를 손에 뿌렸지만 일부는 당부를 뿌리친 채 바쁘게 발걸음을 옮겼다. 제주관광업계 관계자는 “입도객들이 도착장을 나오기 전까지는 마스크를 잘 착용하는 모습이지만, 도착장을 나온 후 일부는 바로 마스크를 턱 밑으로 내려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제주시 이호해수욕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제주국제공항과 차로 15분 거리로 가깝고 해안가를 따라 카페촌이 형성돼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곳이다. 이날도 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찾았다. 하지만 방역수칙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마스크를 아예 쓰지 않은 이들이 상당수 있었다. 2m 거리두기도 거의 지켜지지 않았다. 현장에서 만난 제주도민 김모(40)씨는 “우리는 코로나 때문에 야외 외출도 눈치를 보고 하고 있는데, 쏟아져 들어오는 관광객들을 보면 딴세상 사람들처럼 보인다”며 “제주도는 많은 이들이 관광업으로 먹고 사니 관광객들에게 고마운 마음도 있지만, 이런 상황에서 30만명이 제주를 찾는 것은 정말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고강도 방역대책을 마련했다. 제주도는 지난 26일부터 10월 4일까지 특별방역 집중관리기간으로 설정했다. 또 관광객이 대규모로 다녀간 추석 연휴 이후 2주간(10월5~18일)을 위험기간으로 설정하고 사후 방역 관리에 나선다. 10월 4일까지 제주국제공항과 제주항으로 제주에 도착한 방문객은 체류 기간 반드시 마스크 착용을 해야 한다. 또 제주공항 도착 즉시 발열 검사를 받고 37.5도가 넘을 경우 발열 증상자로 분류돼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아야 한다.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은 증상자는 판정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의무적으로 격리된다. 격리 조치를 거부할 경우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제주관광협회는 추석연휴기간인 9월 30일부터 10월 4일까지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2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상 연휴 시즌이 시작된 지난 26일부터 10월 4일까지로 기간을 확대하면 30만명 이상이 제주를 찾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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